‘모든 것이 사라짐에도 영원히 남는 것이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언젠가 몇 사람에게 물어본 질문이었다. 평소와도 같이 대화를 나누고 있던 때, 아직은 거대한 무언가가 여정을 덮치기 직전이었을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기억의 언저리에 있던 시간을 끄집어내어 떠올려본다.

“영원이라,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칼페니아의 냉기를 지키는 자, 아르테스 팔라딘의 알론조 멜카르트는 나슈 릴리페의 질문에 잠시 말을 멈추고는, 이내 눈앞의 질문자에게 되물었다. 마치 자신의 대답을 알고 싶다는 양, 흥미가 동한 것 같은 눈을 하고서, 그렇게 나슈 릴리페를 바라보았던가.

“되묻는 게 어디있어..!”

“먼저 질문을 꺼냈으니, 의견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물어봤네만.”

“그게...영원히 남겨지는건 기록일까? 라는 생각도 해봤어. 근데 그건 잊혀지거나 불에 타버리면 영원히 안 남아버리고, 나 혼자서 생각하기엔 너무 어려우니까,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한 번 들어보고, 그걸 참고해서 답이라도 찾아보려고 했지, 이게 제일이기도 하잖아, 질문하고, 답을 듣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보는 거.”

“그렇게 된다면 많은 대답을 듣게 될 텐데, 괜찮은 건가?”

“......”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나보군, 내 생각에는,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아서 저마다 의미가 있는 것 아닐까 하는데, 이 정도면 답이 되었나?”

“응, 참고할게. 고마워.”

그렇게 가벼이 웃으며 자리를 떠났던 것을 회상한다. 그 이후에 몇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난 뒤, 잠시 숲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나부끼며 수풀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그리고, 집결지 근처의 호숫가에서 저가 부르던 노래를 들었던 루나사의 말, ‘그래도 영원이란 말은 마음에 안 들어’ 라고 말했던 그 말이 왠지 흐르는 물을 막는 둑과도 같은 무게를 지녔기에, 그는 조심히 루나사가 있는 막사를 찾아갔다.

“영원한 건 없지만... 남겨진 것들의 마음은 영원하려나. 그런데, 왜 묻는거야?”

“갑자기 궁굼해져서...? 사람들이 많이 아르테스님의 품으로 떠나버려서... 열심히 그들이 영원히 그 품에서 행복하길 바라면서 기도를 드렸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영원이라는 건 과연 무엇일까. 라고 말이지. 왜, 많은 이야기가 있잖아. 영원히 죽지 않는 삶을 바랐던 사람들이 결국엔 그 무엇도 얻지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야 많지, 그런 이야기를 알다니, 나슈는 책을 많이 읽었나봐.”

“책보다는 할아버지가 많이 들려주셨어... 그 때도 엄청 생각했는데, 왜 그 사람들은 영원히 살려고 했을까. 라고 말이지, 그 때는 단순히 욕심 때문에 그런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단순히... 죽는 게 두려웠던 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어. 잊혀질까 두려웠던 거라고, 결국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 잊혀져버릴까봐, 그렇게 생각하니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거야, 결국, 영원히 남는 건 있을까? 라고 말이지.”

“심오하네, 이건 백해 기사단들이나 생각할 것 같은데. 기특해~”

그렇게 기특하다는 눈빛을 한참을 받고 나서야 막사를 떠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다시, 새벽을 맞이하는 테레지아의 절벽이었다. 나슈 릴리페는 다시금 제 수첩을 펼쳐들곤 그 때의 고민이 적힌 부분을 펼쳐보았다, 그러고는 익숙한 필체로 무언가를 끄적여진 부분을 바라보았다.

[영원성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결국, 그 영원성을 판단하는 것 또한 사람이기에,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영원한 고민일지도 모른다. / 잠깐, 이것도 영원히잖아?!]

키득대면서 자신이 쓴 내용을 바라본다. 지금은 저의 물음을 되물어버린 자가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약간은 심각해진 시간이기도 하였다. 나무 위에 걸터앉아서 자신이 쓴 부분을 다시금 읽어본다. 언젠가 생각이 달라질지도 몰라, 미래의 자신에게 과거의 자신이 이러한 고민을 했었다는 것을 남기기 위해 이런 것을 적었을 과거의 제 모습을 가만히 떠올려본다.

“또 고민해야겠네, 영원히 남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거”

가만히 나무 위에서 새벽을 맞이하는 그였다.

2.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한강 .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영원, 나슈 릴리페는 이렇게 정의했다.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것, 변하지 않는 것, 연금술사가 바라는,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진리와도 같은 것.- 마치 깨져버린 도자기와도 같은 것. 그것을 다시 이어붙인다 한들. 더 이상 그때로 돌아갈 수도 없는, 그러한 상태와도 같은. 어쩌면 슬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떠한 것은 남는다. 과거는 영원히 지나가버려 돌아갈 수 없지만은, 그 속에서 무언가를 배웠다면 그것은 교훈이 된다. 결국 또 다시 질문이 이어진다. 결국 남는 것은 무엇인가. 그 속에서 결론을 내린다. 결국 그에게 영원히 남은 것은, 질문들, 결국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