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정신없는 뉴욕의 도심이었다. 크리스마스를 기대하는 사람의 모습들, 그리고 센트럴 파크를 메운 사람들, 그리고 유니온을 상징하는 백색의 군복을 입은 사람들,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그들은 어떠한 상징 즈음에 있을 것이다. 평화를 위해, 그들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센티넬들을 묶어두고 있다는 것, 그것이 기꺼웠기에, 그는 여지없이 이곳, 센트럴파크로로 왔다.
흰 빛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다가 멈추었다. 검은 빛으로 무장한 그, 피부와 머리카락의 색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검은빛이었던 그가 유니온의 건물을 가만 바라보다가. 제 손에 들린 커피를 한 모금 비워냈다. 그러고는 차가운 냉소, 혹은 비웃음이 담긴 웃음을 뱉었다.
“기고만장하지, 하지만. 그만큼 무너뜨리기는 쉬워.”
마치 도미노와도 같았다. 하나의 조각이 흔들리면 다른 것들도 뒤이어 흔들리고, 이윽고 무너지기 시작하기에, 그는 그렇게 내부를 무너뜨릴 준비를 하고자 했다. 차분히 기틀을 세운 유니온의 내부에 혼란이 일기 시작한다면 분열이 일어나기는 쉬울 것이다. 그리고, 센티넬들을 쥐고 있던 목줄들 또한 풀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탑이 무너지는 거야. 너희들이 쌓은 유니온이라는 거대한 탑. 오만으로 지어진 바벨탑이 무너졌듯이, 너희들도 무참히 무너지길 바랄게. 유니온.”
그는 센트럴파크의 한 구석에서 그렇게 생각했고, 남들에게 들리지 않게끔 입을 열었다. 커피를 내려두고 피우던 담배가 거의 다 타들어갈 때 즈음, 그는 가볍게 재를 털어내고 담배를 비벼 껐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바벨탑이 무너진 계기는 번개였던가. 그것은 계시일수도, 아닐수도 있겠지. 신벌을 뜻하는 번개, 한 줄기의 거대한 경고. 그것이 탑을 내리찍어 오만으로 쌓아올려진 탑이 무너지기를 바란다.
“모든 것은 당신의 뜻대로.”
그렇게 웃음지으며 입을 여는 그였다. 빠르게 다른 일행들을 찾으러 가야 했었으나, 지금은 약간의 여흥 정도는 즐기고 싶었다. 런던에서부터, 이 곳으로 오는 여정은 꽤나 길었다. 센티넬의 능력 폭주로 인한 급작스러운 스트레스 증상으로 인해 흰 빛으로 세어버린 머리를 제외하고는, 그는 영국인의 신분-위장조차도 아니었다. 그는 나름대로 평범하게 삶을 살던 일개 시민이었으니,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의 입국 심사를 통과한 뒤, 그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싶었지만, 아직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오만의 탑은 아직 지어지는 중이었다. 신벌은 탑이 최정점에 다다랐을 때, 저들의 오만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을 때였다.
그는 가볍게 숨을 뱉었다. 희뿌연 증기가 뱉어지는 것이 보였다.
“물론, 나야 혼란과 동시에 센티넬들을 군견 취급하는 유니온들에게 엿이라도 먹이자는 마음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가 문제인데...”
그는 당시에 받은 소집령을 가만 바라보았다. 그의 입장에서는 서로 얼굴을 모르는 이들로만 집합해 있었거니와, 더불어 그는 영국에서 건너온 쪽이었다. 영국이나 미국이나, 악센트가 다를 뿐 별 다른 어려움은 없겠지만은, 그걸 넘어서는 문화 차이라는 미묘함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모두를 대할 작정이었다. 그것이 어떤 표정이었건 간에, 그는 상대를 질리게 하는 것에는 일가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
부식 혹은 붕괴. 아직 이름조차 지어지지 않은 이능력이었다. 능력을 설명하는 명칭이 따로 없어 그는 ‘그 능력’ 이라고 정의내렸다. 물론, 등록은 했다. 그저 숨죽여 살았을 뿐, 급격한 폭주로 인해 주변을 날려버릴 뻔하긴 했지만은 동료의 발빠른 조치로 해결했을 것이다. 물론, 2013년도에 몇몇 인물들을 통해 들어올 것을 제의받아 리지스탄시아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는 영국에 잔류하며 동태를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리더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쪽도 아니었다. 그저 들어가는 편이 즐거울 것 같아 제의에 응한 것 뿐. 하지만 유니온은 아니꼬웠기에, 그는 유니온 내부에 찾아 올 혼란을 바랐다. 혼란이 찾아올 때에, 그들이 나타나 오만의 탑을 부순다면은, 그들 또한 알게 되지 않을까. 센티넬은 그저 평범한, 운도 없이 이능력이라는 저주를 선물받은 인간들일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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