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의 그 언젠가, 그는 늘 그런 말을 하였다. 그것은 원정을 떠나기 이전, 기사단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있었을 때, 자신을 사랑해마지않았던 가족들이 늘 하던 말이었다.
"언젠가의 그 언젠가라도, 늘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렴. 친구들과 헤어져도, 언젠가 만날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그들과 영원한 이별을 하더라도, 언젠가, 아르테스의 품에 돌아갈 때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렴. 세상은 그렇게 많은 언젠가로 이루어져 있으니까. 전쟁 속에서 이 세상을 위해 싸운 사람들은 '언젠가 찾아올 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웠다고, 그 사람들의 염원에 의해 살아가는 거란다."
자상한 목소리가 울렸다. 자신이 길을 잃어도 베네아를 지키고 있던 용병단-지금의 초승달 기사단이 저를 길을 잃어버렸던 저를 찾아내면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또 우리를 쫓아온거냐?"
"네.. "
"우리가 멋있었구나~! 좋아, 네가 울보가 아니게 되고, 지금보다 더 자라서 언젠가 우리와 같은 용병단에 들어온다면. 멋있는 사람이 되어라! 그리고 네가 지키고 싶은 사람들을 지키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릴리페 영감님도 좋아하실거야! 그러니까 울지 말렴?"
언젠가의 그 약속, 노을이 지는 베네아, 자신을 목마태우고 저를 데려다주던 이들을 기억한다. 이제서야 기억났다. 그는 그들을 동경했다. 그렇기에 기사가 되었다. 길을 잃고 있던 아이의 손을 잡고 자신의 집까지 데려다 주었던, 그 사람들의 마음에 의해서. 그는 그렇게 기사가 되었다. 그랬기에 제 누이를 동경했겠지. 흐린 기억속의 그들의 모습을 한 그 누이를.
2.
"사람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할 때, 언제나 그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이 되죠, 그 때까지, 죽음은 와닿지 않아요. 늘 저의 소중한 이들이 죽어서야 실감을 하죠, 그들과의 시간이 미련이 되어버려요, 그때 왜 그랬을까. 과거를 탓하고 자신을 미워하게 되어버리죠. 하지만 그것은 기억해야만 해요, 그렇게 생각한 만큼, 그 사람을 너무나도 사랑했다는 걸."
"어려운 말 하지 마.... 나 머리아파..."
"갑자기 든 생각인걸요..?"
"......"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다만... 죽음은 늘 힘들어요, 남겨진 사람들이 슬퍼하니까요. 그래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그 사람들이 이 세상을 너무나도 사랑했다면, 그 세상을 조금만 더 살다가, 언젠가 아르테스님의 품으로 간다면... 그 때 말하려고요, 그 사람에게, 네가 없는 세상은 너무나도 슬펐지만, 그럼에도 너를 위해 살아갔다고"
언젠가 길을 지나다 만난 한 모험가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연인이 죽어 그를 애도하기 위해 순례를 떠나고 있었다고 했던가. 그는 그렇게 잠시 인사를 하고는, 저의 여정을 끝마치기 위해 자리를 떴다.
3.
인간이란 어렵다. 미련을 가지면 언제나 그것을 탓하며 살아가게 되고, 욕심이 생기면 자신을 망가뜨려가면서 그것을 얻고자 한다.적어도 자신이 보아왔던, 이야기를 통해 접했던 인간들은 늘 그랬다. '사람은 왜 사는가'로 시작하는 의문투성이의 삶, 그럼에도 나슈 릴리페는 살고자 했다. 왜? 그것은 모른다.적어도 그는 답을 찾기 위해 질문하며 살아왔다. 이 세상을 위해, 보다 더 나은 날을 위해 싸워왔던 사람들이 왜 이 세상을 지키려 싸워왔는지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었을까. '어째서 인간은 타인을 지키는가', 끊임없는 질문이 자신을 에워쌌다. 다만 그것은 알 것 같았다.
모든 이들이 바랐던 그 언젠가라는 그 말의 의미, 그것이 너무나도 소중했기에, 그는 늘 그 말을 했었다.
언젠가의 그 언젠가라도, 좋은 날이 온다면, 그것을 위해서 살아가도 조금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사람은 그 언젠가를 바라며 살아갔다. 언젠가의 행복, 언젠가의 미래, 약속... 나슈 릴리페는 그 말의 의미는 염원이라고 생각했다. 미래에 대한 염원이자.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축복.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어떠한 힘. 타인을 구할 수 있는 어떠한 것이라고. 언젠가, 두 명의 용병이 길을 잃었던 자신을 도와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결국 약속이었다. 자신에게 하는 약속. 어떠한 기원, 삶을 사랑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어떠한 것. 그렇게 그는 답을 내렸다.
그는 생각했다. 자신이 죽더라도 누군가 저가 살아왔던 의미를 알아주지 않아도, 모든 이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길을 잃은 아이를 찾아 준 어떠한 사람으로 자신의 길을 찾은 사람처럼, 기억의 언저리에 이런 사람도 있었지, 라는 것 만으로도 괜찮다고.
그렇게 그는 서서히 떠오르는 해를 보고 생각했다.
4.
나슈 릴리페는 그렇게 삶을 사랑했다. 그렇게에 자신이 언젠가 맞이할 끝조차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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